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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5사이즈'인데도 '프리사이즈'가 안 맞아요"

'프리사이즈'라는 치수 표시만 믿고 옷을 샀다가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있는 여성 소비자들을 불만 사례가 늘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평소 55사이즈를 입는 저도 안 맞는데 이게 '프리사이즈'라고요?"


옷을 사기 위해 한 의류 매장을 방문한 직장인 박모(27, 여) 씨는 상품이 프리사이즈임을 확인한 뒤 곧바로 구매했다.


집으로 돌아와 옷을 입어 본 박씨는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사이즈가 너무 작아 상품을 환불받아야 했다.


박씨는 "보통 프리사이즈라고 하면 44~66 사이즈 사람들이 입는 것 아니냐"며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뚱뚱한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울분을 토했다.


패션전문자료사전에 따르면 '프리사이즈'란 어떤 체형의 사람에게도 맞도록 만들어진 옷에 붙는 사이즈 표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해당 사이즈의 옷들은 모든 사람들이 입을 수 없고 그 치수도 제각각이라 많은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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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기술표준원은 소비자들을 위해 예전부터 각종 의류의 치수 통일화 작업에 나섰다.


반면 여성 의류업체들은 한국산업표준(KS) 규격을 따를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의류업체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 소비자들은 작은 사이즈의 옷을 입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예를 들면 평소 55사이즈를 입던 여성이 우연히 44사이즈 옷을 입었는데 딱 맞으면 자신이 날씬해졌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눈가리고 아웅' 하는 셈인데 여성들은 해당 브랜드 옷을 선호하게 되고 덩달아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아진다. 얕은 꼼수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지만 '판매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의류업체들은 여성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표준 사이즈에 비해 작은 사이즈의 옷을 경쟁적으로 생산하고, 그 속임수에 여성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의류업체들의 상술이 한국 여성들의 다이어트 강박증과 마른 몸매 증후군에 한 몫 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몸을 맞추는 일이 당연시 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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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패션 전문가들은 해당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표준 규격 미준수'에 있다고 본다.


국가기술표준원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성복과 아동복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표준 규격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들쑥날쑥한 치수 표시 체계로 옷을 바꾸는 일이 드물다.


즉, 여성들의 의류도 표준 규격대로 생산한다면 환불의 불편은 물론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류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