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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KTX '입석 요금'으로 명절 대목(?) 맞은 코레일의 폭리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계속 서가는 입석은 일반 요금에서 15% 할인된 금액에 판매된다.

인사이트코레일 홍순만 사장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입석 티켓은 3만7,000원'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KTX를 '입석'으로 타고 갈 경우 지불해야하는 금액이다. 


이 금액은 일반 요금에서 15% 할인된 값으로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의 KTX 일반 요금은 4만3,500원이다.


일반 요금 = 4만3,500원, 입석 = 3만7,000원. 가격 차이는 6,500원


간이 좌석이 있지만 자판기나 쓰레기통에 몸을 기대고 가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입석 요금이 일반 요금과 6,5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입석 시스템 자체가 문제란 것은 아니다. '입석'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KTX 승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시스템이므로 만약 없을 경우에는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승객들의 '필요'를 악용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행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지난 2015년 9월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2년 4월, 코레일에 입석 승차권이 과다하게 발매돼 탑승객들의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은 KTX-1의 승차 최대 인원이 1,000명으로 설계·제작됐고 좌석수가 935명이므로 입석은 65명까지 가능한데 코레일은 입석 승차권을 최대 76명에게 발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코레일은 감사원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2014년 9월, 산하 연구원의 검토를 거쳐 KTX 입석 승객을 112명으로 늘리는 뻔뻔한 행태를 보였다.


이런 식으로 코레일이 벌어들인 수입은 278억원. 입석 승객 또한 2010년 55만명에서 2014년 117만8천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


분명 승객들의 '필요'를 악용해 '부당 이익'을 챙겼음에도 코레일은 "승객들이 원해서 입석을 늘렸다"고만 해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승객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주말마다 KTX를 이용한다는 회사원 이모(29) 씨는 "비싼 값을 내고 KTX 입석을 타는데 요금에 비해 서비스를 제대로 못 누리는 것 같다. 서서가는 승객이나 그 사람들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는 일반석 승객까지, 지금의 입석 시스템은 모두에게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에 대한 대책도 없다. 입석 승객을 위한 공간에는 안전 바도 없어 시속 300km의 속력을 내는 열차 안에서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승객 배려는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사람, 세상, 미래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철도 코레일'


코레일 어플을 작동하면 처음에 볼 수 있는 슬로건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하고 입석 승객을 늘리고 또 일반석과 차이 없는 요금으로 '폭리'를 취하는 코레일의 모습은 자신들이 내세우는 슬로건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달 21일 국회 예결위 소속 더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코레일의 임직원 및 가족에 대한 할인 및 무임승차 이용실적이 9개월 동안에 총 336만3천여장이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17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2차례에 걸친 감사원의 감사처분을 무시한 채 재도개선을 전혀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 코레일의 '탐욕'을 알 수 있는 조사로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국민들을 상대로 이해할 수 없는 요금(입석)을 받으면서 철밥통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코레일.


승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편의와 안전은 싸그리 무시하고 열차 요금 할인제 폐지 등 수익성 위주의 방만한 경영을 계속하는 코레일은 자신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들을 조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곧 민족 최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코레일은 이번 명절에도 입석 좌석을 거의 100%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큰 대목(?)에 표정관리 하기 어렵겠지만, 승객들은 터무니 없이 비싼 KTX '입석' 티켓을 계속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되묻고 싶다. 


지금처럼 입석 판매로 폭리를 취하는 코레일의 행태가 정말로 '사람, 세상, 미래와 함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