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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참전'하겠다는 청년들을 위해 바꿔야 하는 2가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는 가고 싶지만, 대한민국 군대는 정말 가기 싫다는 젊은이들의 푸념이 늘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대한민국 육군'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뛰어들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근 160여개 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명 중 1명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참전하겠다"고 답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청년들의 절반이 국가에 대한 강한 '애국심'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청년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쟁이 나면 참전하고 싶지만 솔직히 군대를 입하는 것은 망설여진다"고 푸념하고 있다.


참전 의지를 나타낸 젊은이들이 도대체 왜 군입대를 주저하고 있을까.


병무청에 따르면 상반기 '국적 포기 병역 면제자'가 4200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망설이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먼저 끊임없는 '방산 비리'가 한국 군대 가기 싫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2016년 국방예산은 총 38조 7995억원으로 약 386조원인 국가 예산의 약 10%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한국 국방비는 세계 10위 수준이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쓰이지만, 현역으로 입대한 사병들은 아버지 세대가 사용하던 옛날 군대에서 생활하고 있다. 엄청난 돈이 국방비로 지출되지만 군대 비리가 너무 많은 게 우리 현실이다. 


지난 8월 현역 중령이 방위사업과 관련된 건으로 '뇌물'받아 구속됐고, 6월에는 국방부 관계자가 침낭 연구개발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어디 이 뿐인가. 방산 비리는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국회는 "'군대 비리'를 '이적죄'로 처벌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두 번째로는 '똥군기'라고 하는 불합리한 병영 문화가 군입대 기피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군대에서 죽는 병사 10명 중 7명의 사망원인은 '자살'이다. 2012년부터 매년 병사들은 평균 105명가량 사망하는데, 약 7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국방대학교 심리학 박사 김형래 직무교육위원장은 "병사의 자살은 구타·가혹 행위로 비롯된 우울증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군대를 전역한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언어폭력'과 '폭행'이 자살 충동을 부른다"며 "먹어도 먹어도 계속 음식을 먹이는 '식고문'이 가장 괴롭다"고 토로한다.


지난 7월 해병대의 한 부대원들은 후임 병사에게 초코파이 1상자, 1리터 우유 3팩, 컵라면 2개, 빵 8봉지를 강제로 먹여 공분을 일으켰다.


심지어 이 후임 병사는 성추행을 당하기도 해 군대 내 불합리한 병영 문화가 얼마나 심한지 엿볼 수 있었다.


이런 불합리한 병영 문화는 아직 입대하지 않은 청년들이 한국 군대를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외국의 젊은이들은 자국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한국처럼 꺼리지 않는다. 한국이 가진 불합리한 문제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약한 태국은 병사들에게 약 18만원의 월급을 준다. 한국과 비슷하지만 1인당 GDP가 한국의 4분의 1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미국의 군대는 총소리가 병사들의 청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240만원 짜리 스마트 이어폰 'TCAPS'를 개발해 보급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스라엘 군대는 수평적인 군대 문화로 유명하다. 서로를 최대한 존중하며 '똥군기'가 없어서 힘든 군 복무에서도 '우울증'을 겪는 병사가 적다고 한다.


덕분에 이들 국가들의 경우 애국심 있는 청년들이 자국의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군대'가 중요하다. 군인들의 희생이 있기에 민간인들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이다.


북핵 위기에 한반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국민들은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핵무기 보유에 찬성'했을 정도였다.


'강한 군대'를 만들고 싶다면 군대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도 좀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국방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군입대를 망설이는 청년들은 없을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