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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째 돌아오지 못한 부하들 유해 찾아 헤매는 92세 6·25 참전용사

92세의 6·25 전쟁 참전 용사가 6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고 있다.

YouTube '시대청년'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저만 살아서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스물넷 나이에 6·25 전쟁에서 총상을 당했던 참전 용사가 6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옛 전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노병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6분 분량의 영상 속에는 6·25 전쟁 당시 큰 총상을 입고 명예전역한 서정열(92) 할아버지가 전우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함께 전국을 누비는 모습이 담겼다.


서 할아버지는 전역 후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얻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뻐근하다.


인사이트YouTube '시대청년'


이 노병의 '마지막 소원'은 아직도 발굴되지 못한 영령들을 하루 빨리 찾아내 현충원에 모시고 영웅으로 대접하는 것.


그래서 서 할아버지는 직접 옛 전장으로 가서 유해를 찾으며 해마다 봄이 되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냈다.


서 할아버지는 수십 년간 홀로 유해를 찾으러 다니다가 약 3년 전부터 유해발굴감식단과 함께 하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 류수은씨는 "3년 전 어르신이 혼자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다"며 "버스가 끊긴 시간이었는데 어르신이 '내가 6·25 때 여기 양구 백석산에서 전투를 하다가 부상을 입고 부하를 많이 잃었다'고 말해왔다"며 서 할아버지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인사이트YouTube '시대청년'


특히 그는 92세라는 나이에도 직접 산을 올라 잃어버린 전우들에 대한 애끓는 마음을 드러냈다.


서 할아버지는 위령제를 지내며 "저만 살아서 너무나 죄송합니다"라며 "영령들이시여, 다시 대한의 아들로 태어나 씩씩하게 군가를 한 번 불러봅시다"라며 군가 한 소절을 읊으며 울먹였다.


한편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전국 82개 지역에서 연간 10만여 장병들을 동원, 6.25 전쟁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해 국립 현충원에 모시고 있다.


서경덕 교수는 "유해 발굴 사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살아계신 참전용사 분들의 제보가 중요하다"며 "다만 살아계신 참전 용사 분들이 많지 않아 참전용사 가족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